사피윳딘입니다.

이번에는 지난번 크락 데 슈발리에에 이어서 두번째로 시아파 성지인 싸이다 자이납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 싸이다 자이납은 지난번 크락 데 슈발리에에 비해 유명세가 상당히 떨어지는데다 세계적인 여행 책자인 론니에도 나와있지 않은지라(2009년판 론니부터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 그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까워서 예전에 요르단 여행 갔을 때 숙소인 만수라 호텔 정보북에 열심히 글을 적어뒀었는데....

.... 틀리게 적은 것이 하도 많아서 말이죠.... (무하지린 가는 세르비스 타야 하는데 루크눗딘 반대편에서 루크눗딘 세르비스를 타야 한다고 적었었죠.... 그리고 국제학생증도 이제는 다마스커스 대학에서 발급해주지 않습니다. 혹시 만수라 호텔에서 제 잘못된 정보를 보신 분께는 무한한 사과를).

.... 흠흠. 어쨌든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만약 이집트 여행을 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싸이다 자이납이라는 말을 들으시고는 "어라? 이거 이집트에 있는 것 아닌가?" 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집트 지하철역 중에 하나가 싸이다 자이납이라는 열차역이 있죠. 또한 실제로 이집트에도 사이드 자이납이라는 사원이 있습니다.

....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냐... 하면 바로 순니와 시아의 대립과 관련이 있습니다. 순니파의 경우, 이 사이드 자이납 여사께서 묻힌 곳이 이집트의 싸이다 자이납 사원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시아파의 경우, 이 자이납 여사께서 묻힌 곳이 시리아의 싸이다 자이납 사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때문에 양쪽이 서로서로 여기가 진짜 자이납 여사께서 묻힌 곳이라고 주장하면서 각각의 사원을 세워버린 것이죠. 당연히 양쪽 모두 자이납 여사의 무덤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인지는 저도 잘 몰라요. ^^

자, 이쯤에서 좀 궁금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도대체 자이납이 누구시길래 이렇게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사이드 자이납에 대해 가볍게 소개를 해보도록 하죠.

자이납(앞의 싸이다는 경칭입니다)은 바로 4대 칼리프 알리와 무함마드의 딸인 파티마 사이에서 태어난, 즉, 무함마드의 외손녀입니다. 자이납은 어려서부터 알리와 파티마의 귀여움을 듬뿍 받았고 그 때문에 알리가 칼리프가 된 후 수도를 쿠파로 옮겼을 때 남편인 압둘라 이븐 자우파르와 함께 알리와 동행하기도 했죠.

그러나 알리 가문이 무아위야 가문에게 패해 우마위야 왕조가 들어섭니다. 그리고 무아위야는 자신의 아들 야지드를 후계자로 삼게 되죠. 왕조니까 아들한테 물려주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 라고 하실지 모릅니다만.... 여기서의 문제는 후계자의 선정을 무슬림들의 선거로 뽑겠다는 정적 알리의 첫째 아들 핫산과의 약조가 있었거든요. 이걸 정면으로 어겨버린 것이죠.

.... 그러다보니 다시 알리 가문이 무아위야 가문의 대항마로 재부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둘째 아들 후세인이 있었죠. 이 때 알리 가문의 주요 인물들은 메디나에 유폐... 비슷하게 물러나 있었습니다만(우마위야 왕조의 중심은 다마스커스죠) 이를 계기로 다시 알리 가문의 지지층을 결집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목표는 아버지 알리가 수도로 삼았던 쿠파였죠.

마침 쿠파로부터의 초대장을 받은 후세인은 메디나의 가솔들을 이끌고 쿠파로 떠납니다. 자이납도 당연히 오빠와 동행하게 되죠. 하지만 이를 보고만 있을 야지드가 아니었죠. 야지드는 군대를 보내 쿠파 인근의 카르발라에서 후세인 일행을 포위, 전멸시키고 여성과 아이들을 포로로 잡아 다마스커스로 데리고 옵니다(바로 이 사건이 카르발라 전투이고 이 때 후세인이 사망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시아파는 매년 이 날을 아슈라라고 해서 자신의 몸을 때리고 채찍질하는 풍습이 생깁니다).

이 때 포로로 잡힌 자이납은 다마스커스로 연행되었습니다만.... 다시 풀려나 메디나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카르발라에서 가족을 잃어버린 슬픔이 컸는지 곧 사망하게 되죠. 뭐, 일설에는 야지드와 다마스커스에서 강한 논쟁을 벌였다.... 라고도 합니다만.... 어쨌든 결국 그녀의 생은 이렇게 끝나게 됩니다.

어쨌든 자이납은 초기 이슬람 역사에서 상당히 이름 높은 여성입니다. 그 때문에 순니나 시아 양쪽에서 모두 중요시하고 있고 그 때문에 서로들 "싸이다 자이납은 여기에 묻혀 있다!!" 라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것이죠.

... 뭐, 어쨌든 역사 설명은 여기까지하고요. 시리아의 싸이다 자이납 사원은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바로 시아파 사원입니다. 시아파 사원의 특징은 바로 "아름다운 장식" 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순니파 사원 역시 상당히 웅장하고 아름답습니다만.... 시아파 사원에 비하면 상당히 심심하죠. 굳이 따지자면 순니파 사원은 남성적이지만 시아파 사원은 여성적이라고 할까요.

그런고로 시리아의 싸이다 자이납은 시아파 사원답게 상당히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한번 보시죠(참고로 이 사진은 저희 교수님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그 때 마침 제가 카메라가 없어서 교수님께 빌렸죠. 물론 교수님께서 찍으신 사진도 있습니다만 제가 쓰고 싶은 곳에 써도 좋다고 하셨으니 이렇게 올립니다).


사원 정면입니다. 황금색 돔이 상당히 인상적이죠. 거기에 푸른색 무늬로 장식되어 있는 사원 외벽도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사원 귀퉁이에 있는 첨탑입니다. 첨탑도 그렇습니다만 첩탐을 중심으로 사원을 감싸듯이 서 있는 담도 사원 벽과 마찬가지로 파란색 베이스의 알록달록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원 정면을 조금 더 넓게 잡아봤습니다. 저 입구가 남자들이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죠. 여성용 입구는 반대쪽에 있습니다.


사원 담벼락(!!!!)을 내부에서 본 모습입니다. 한남동 이슬람 사원 가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사원의 경우, 우리나라 담벼락처럼 얇지 않고 그 담벼락 역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담 안에 저렇게 복도들이 있죠.


이것이 사원으로 들어가는 길, 그러니까 담벼락(!!!!) 내부입니다. 이 입구에서 여성분들은 이렇게 히잡을 쓰고 들어가셔야 하죠. 참고로 싸이다 자이납에 가실 때는 가방이나 배낭을 들고 가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하거든요. 카메라는 괜찮지만 노트북 같은 건 반입 금지입니다.

참고로 얼마전에 일어났던 폭탄 테러가 바로 공항 고속도로에서 이 싸이다 자이납으로 접어드는 곳에서 일어났던지라(물론 그 근방에 시리아 정보국이 있었긴 합니다만) 아마도 최근에는 조금 검문검색이 더 강화되었을 것 같네요. 혹시 가실 생각이 있으시면 참고하실 필요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출구라고 생각되는 곳입니다만.... 문이 잠겨있습니다. 맨 위의 시계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싸이다 자이납 사원의 내부입니다. 사원 내부 전체가 모두 저렇게 반짝이는 벽면으로 되어있죠. 이건 자이납 무덤의 위쪽 샹들리에를 찍은 사진입니다.

저, 솔직히 여기 들어서는 순간....

"우와와와. 뭐냐!! 여기는!!!"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와버렸습니다.

.... 뭐, 무슨 이슬람 사원 안이 이렇게 삐까뻔쩍하냐.... 하고 말이에요. 그 때 함께 갔던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시아파 사원들은 대부분 이렇게 화려해. 이란에 있는 사원들도 화려한 거 많아."

.... 그 말씀에 바로 나중에 이란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

정말 이게 제 인생에서 처음 맛보는 시아파 사원의 아름다움이었던지라서 말이죠.


사람들로 가득차 있어서 잘 안 보입니다만... 인파 건너편의 금테 두른 곳이 바로 싸이다 자이납의 무덤입니다. 이슬람의 여성 성인의 무덤답게 상당히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죠. 위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진짜 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기도 드리는 거 한 컷. 마침 이 때가 시아파 축일이었던지라(아슈라였던 것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순례객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건 바로 다름아닌 시리아 특산 올리브 비누.... 이 비누로 씻으면 얼굴이 하얗게 변합니다. 개당 단돈 500...(장사하지마!!) 아니아니, 어쨌든 비누는 맞습니다. 근데 왜 생뚱맞게 비누냐 하면... 바로 이 비누가 기도드릴 때 이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뭐, 이슬람식 기도를 하다보면 땅바닥에 머리를 박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바로 이 비누 위에 머리를 박아 충격을 흡수합니다.

.... 그런데 저도 사원 안에 이렇게 기도용 비누가 있는 건 처음 봤어요. 

참고로 이 비누통은 사원 내부 입구 근처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외부로 가지고 갈 수는 없고요.

(당시에는 비누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돌이더군요. 물론 기도할 때 머리를 대는 곳에 둔다는 것은 맞습니다)

사진은 여기까지 올리도록 하죠. 이것만 해도 충분히 싸이다 자이납의 아름다움은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요.

.... 사실은 동영상도 찍어두긴 했는데.... 여기서는 동영상 업로드는 불가능인지라... 그래도 다행히 오늘도 사진은 그럭저럭 잘 올라가지네요. 전에도 잘 올라가져서 - 물론 저해상도지만 - 오늘 다시 사진 잔뜩의 포스팅을 해봤는데 다행히 오늘도 그럭저럭 올라가지네요.

어쨌든 싸이다 자이납은 정말 시리아 와서 꼭 가봐야 할 사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우마위야 사원만큼 크지는 않지만 시아파 사원의 화려함과 여성 성인을 모신 곳 다운 아기자기함이 공존하고 있는 사원이죠.

싸이다 자이납 가는 방법은 우선 택시가 있습니다만.... 돈이 없는 배낭 여행객들은 지스르 라이스(대통령 다리)(주 : 중앙 박물관 근처의 고가도로입니다)에서 무하지린 가는 세르비스를 타고 운전사 아저씨한테 "사이드 자이납" 을 외쳐주면 싸이다 자이납 가는 세르비스 정류장에 세워줍니다.

그럼, 거기서 세르비스를 타고 역시 "싸이다 자이납" 을 외쳐주면 아마 거기서 내려줄 거에요. 참고로 싸이다 자이납 앞길은 완전히 시장 거리이고 그 사이에 조그마하게 입구가 있습니다.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알려줄거에요(또 무책임).

.... 조금 길 찾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만큼 찾아들어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어릴 적 만화에서 봤던 크리스털 궁전이 실재하고 있었다...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니까요.

더불어, 사원 내부 들어갈 때는 남자 입구랑 여자 입구랑 따로 있고, 내부도 자이납의 묘를 중심으로 남자 공간 여자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문제는 담 너머로 건너편이 조금씩 보인다는 거). 원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습니다만.... 워낙 많이들 찍어서 말이죠(무려 비디오 카메라로 찍으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도 그래서 당당하게 찍었죠.

어쨌든 시리아의 싸이다 자이납.... 만약 시리아 오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쯤은 가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오실 때는 절대로 반바지나 미니스커트, 나시 차림으로 오지 말아주세요. 이래뵈도 이슬람 시아파 성지거든요. 특히 모든 이슬람 사원 들어가실 때는 이 점을 꼭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여성분들은 입구에서 히잡을 쓰시고 들어가야 합니다. 다행히 우마위야 사원처럼 돈을 받지는 않으니 그냥 입구에 걸려있는 히잡 하나 골라서 쓰시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쉽게도 시리아는 이슬람 국가인지라 이슬람 사원에 들어갈 때는 히잡을 쓰게 되어 있습니다. 이 점도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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