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윳딘입니다.

나이트엔데이님의 블로그에서 트랙백했습니다.

.... 바로 아랫글을 올리고 난 직후, 바로 이글루 자동 검색 결과에 뜬 나이트엔데이님의 글.... "칭챙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라는 글.... 이거 그냥 못 지나치겠더군요.... (.............)

.... 시리아에 그래도 7개월 넘게 살면서 이 "칭챙총" 이라는 말 정말 지겹게 들어봤습니다. 이 칭챙총이라는 말을 두고 어찌 글을 안 적을 수가 있겠습니까!! (많이 쌓였다)

특히 이 말 주로 쓰는 친구들은 거의 어린 친구들.... 그러니까 일단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1318세대가 주로 이 칭챙총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실제로 어른들은 "칭챙총" 이라는 말은 잘 안 쓰거든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는 "정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친구들이 극동 아시아인을 보았을 때 주로 사용하는 말" 로 정의해버리고 아예 신경 안 써버립니다만.... 사실 유학생들 중에는 이 말에 너무 예민해지는 친구들도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지겹게 듣는 말이 바로 이 "칭챙총" 이라는 말이기도 하죠.

나이트엔데이님의 글에도 나오지만 사실 시리아 분들은 저희들 극동 아시아인(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을 보면 대부분 "잭키 찬(성룡)" 을 이야기하십니다. 사실 여기가 극동지역 사람들이 자주 안 오는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다 이곳 사람들이 주로 배우는 3대 격투기인 태권도, 가라테, 검도(쿵푸도 있는 것 같던데 일단 근처에서 자주 보이는 도복이 이 3대 도복)가 모조리 극동지역에서 온 것인지라 극동 아시아인하면 이 분들이 바로 떠올리는 것이 무술이기도 하죠.

거기에 잭키 찬은 이곳 애니메이션 채널인 스페이스 툰에서 아예 애니메이션화 되어서 방영될 정도로 인기이다보니 - 뭐, 그림 풍을 보니 미국에서 애니메이션화 시킨 것 같은데... 혹시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덧글 부탁드리겠습니다 - 극동 아시아인이라고 하면 일단 잭키 찬부터 나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 

저도 현지인들하고 친해져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 70% 정도는 잭키 찬 이야기가 바로 나올 정도니까요. 저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잭키 찬 관련해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이...

"잭키 찬이 한국 사람이냐?"

..... 아닌데요(......).

뭐, 하지만 이건 그래도 나름대로 친해지고 싶어서 열심히 이야기하다보니 나오는 말. 뭐라 탓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칭챙총" 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놀리는 말입니다. 뜻도 솔직히 없어요. 현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중국인들의 발음을 비슷하게 이야기하면서 놀리는 말" 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의미 없는 겁니다. 정말로.

그러다보니 중국인도 아닌 한국인들이나 일본인들 같은 경우는 "칭챙총" 이야기를 들으면 더블로 기분 안 좋아지죠.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느낌일까요?

뭔가 도매금 취급 당하는 느낌(중국인이 아닌데) + 어쨌든 나를 놀리려고 한 말이라는 것 = 기분 나빠 2단 콤보 작렬!!!

..... 이런 거죠. 뭐.

사실 단 며칠 정도만 듣는다면 그냥 웃고 말겠지만.... 유학생들 같은 경우는 보통 1년 정도는 이 "칭챙총" 과 함께 살아야 하니 그 고충이 오죽하겠습니까.

.....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칭챙총" 이라는 말은 아이들, 청소년들이 주 고객(!!!!) 입니다. 어른들이 이 말을 쓰는 경우는 저도 7개월동안 거의 보지를 못했습니다. 거기에 한 유학생은 그 유학생에게 "칭챙총" 이라는 말을 사용했던 아이가 자기 부모님한테 무섭게 "얻어터지는" 경우를 목격했다고 하더군요(뭐, 물론 저는 그런 경우를 본 적은 없습니다만, 한 시리아 분이 자기 아들이 잘못했을 때 진짜로 무섭게 "패는" 경우는 저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왜 격투기까지 배우는거야!!).

뭐, 어찌 되었건 시리아 사람들이야 기본적으로 외국인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느낌인데다 - 정치적으로 적국인 미국, 영국인이라고 해도 그렇게 차별하는 느낌도 없었고요. 저랑 같이 아랍어 공부하는 친구들 중에는 미국인이나 영국인들도 꽤 많기도 합니다 - 사실 이 "칭챙총"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친구들도 별 생각없이 가볍게 사용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 실제로 한 유학생이 "칭챙총" 듣고 쫓아가 화를 냈더니 엄청나게 당황하더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어떤 시리아 학생은 화를 내니까 울음을 터뜨리더랍니다. 결국 사실 이 친구들도 "칭챙총" 을 "자, 동양인들이여. 너희들은 결국 칭챙총일 뿐이다. 너희들의 존재는 이 시리아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사용하는 건 아닌 것입니다. 단순히 그냥 다들 쓰니까, 아니면 재미 삼아 사용했을 뿐이죠.

사실 이런 단어야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기도 합니다. 다른 민족이나 다른 국가를 비하하는 단어야 뭐 어떤 나라에서나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죠. 하지만 이런 단어가 그 나라 사람에게는 어찌 보면 상당한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은 외국인들이 자주 돌아다니는 시대가 되었으니 만큼 더더욱 말이죠.

물론 그 나라 내에서 그 나라 사람끼리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권장 할만한 단어" 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그 나라 사람 앞에서는 어느 정도 그런 단어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뭐, 어쨋든 오랜만의 시리아 생존기가 "칭챙총" 같은 욕(?) 이야기가 나오게 되어서 저도 조금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이것도 이 동네 문화 중 하나니까요. 사실 시리아 여행 오시게 되면 반드시 듣게 될 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칭챙총" 들으셔도 그냥 무시해주시면 됩니다. 해꼬지 하려고 시비 거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재미 삼아 가볍게 하는 말이니까요.

..... 그리고 어차피 다른 민족을 비하하는 이런 단어야 결국 "사용자의 정신적인 미성숙" 을 스스로 증명하는 단어이기도 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굳이 들으면서 상처받을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