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윳딘입니다.

오랜만에 시리아 이야기를 적네요. 뭐, 사실 시리아 날씨 때문에 요즘 꽤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도 한지라.... 이번에는 날씨에 대해서 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곳 시리아 날씨에 대해서 인터넷이나 책자등에서 보시면 "온화한 편으로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가 그리 심하지 않으며 다마스커스의 경우는 여름에는 35도 정도, 겨울에는 10도 정도이다" 라는 말로 꽤 지내기 좋은 듯하게 적혀 있습니다만....

.... 절대 저 말 믿지 마세요!!!!(........)

.... 실제로 저렇게 적혀 있는 자료를 다른 유학생에게 보여주자마자 하는 말....

거짓말!!!

.... 한마디로 치가 덜덜덜 떨리는 시리아 기후 설명이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저 설명이 꽤 맞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몇년전에 이집트 왔을 때만해도 저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2001년 겨울에 제가 이집트에 왔을 때는 꽤 쌀쌀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버틸만 했었습니다. 여름에 왔을 때도 햇살이 엄청나게 뜨겁긴 했지만 그래도 그늘 들어가면 괜찮았죠.

.... 물론 시리아와 이집트의 기후는 상당히 다른 편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조사를 했는데 바로 위에 적은 것처럼 적혀 있었죠. 거기에 이미 시리아에 다녀온 친구들의 이야기로도 "전기 장판 있으면 겨울 괜찮고, 선풍기 있으면 여름 버틸만 해"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별로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제 오만에 불과했습니다.

하필이면 제가 방문한 2007년. 시리아는 이상 기후에 휩싸였습니다. 40도는 진작에 넘어버린 여름의 폭염, 영하는 우습게 넘는 겨울의 혹한.

....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이 피시방 밖에서는

.... 하얀 눈이 하루 종일 내리고 있습니다.

.... 길가에 소복하게 쌓이고 있습니다.


.... 아아, 서울에 돌아온 것 같아요~~~ (어이)

사실 이 이상 기후는 전 중동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긴 합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 50년만에 눈이 내렸다는 뉴스도 있었고, 얼마전에는 사막 한 가운데 있는 관광지로 유명한 팔미라(타드무르)에도 눈이 내렸다고 하더군요. 뭐, 사실 중동 지역에도 눈이 어쩌다 내리긴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긴 합니다만.... 올해는 정말.... 특히 기후가 이상한 편입니다.

덕분에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집 문제가 되어버렸죠. 물론 집마다 다르긴 합니다만.... 외풍이 상당히 심한 구조로 되어 있는 시리아에선 이번 추위가 상당히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무엇보다도....

석유 파동(두둥)!!!

.... 넵. 난방용 석유가 엄청나게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살고 있는 메제 자발 지역은 정전이 요즘 특히 자주 되고 있는지라 전기 곤로나 전기 장판만으로는 견디기 꽤나 어렵죠. 특히 산 지역은 바람까지 씽씽 불어주고 있으니.... 말하자면 설상가상?

요 며칠동안 저 난방용 석유를 구하러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만.... 주유소에서도 난방용 석유는 완전히 동이 났다고 하더군요. 물론 가끔 난방용 석유차가 돌아다니긴 합니다만.... 가서 물어보면 이미 다 나갔다.... 라는 말만 돌아옵니다.

.... 결국 석유 구하기 포기하고 전기 안 나가기만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여기 산유국 맞는 거야?)

뭐, 덕분에 한국에서도 안 입던 내복이 여기서는 필수 옷차림이 되고 있죠. 사실 외풍이 심각하다보니 밖에 있는 것보다 집에 있을 때가 더 춥거든요. 집에서 가벼운 옷만 입고 룰루랄라!! 하는 건 감기 걸리고 싶다는 외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덕분에 샤워도 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을 정도입니다. 일단 물을 데우려면 최소 2시간 이상 필요한데다 전기 나가면 그것도 불가능. 하지만 그것보다는 영하의 날씨를 자랑하는 화장실 안에서 잠시나마 태고적 모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꽤나 사람 고민하게 만들죠.

.... 그래도 안 씻을 수는 없으니 뜨거운 물 나올 때까지 옷 입고 있다가 뜨거운 물 나오면 재빠르게 태고 레인저로 변신!!! 하고 달려들긴 합니다만... (변신 시간 약 3초)

.... 하지만 가끔 수건 안 들고 들어갔을 경우는.... (이하 생략)

뭐, 올 여름 같은 경우야 50도 가까이의 폭염 덕분에 하루에 5번, 샤워님과 함께 생활할 정도로 친하게 지냈는데 겨울이 되자마자 이렇게 헌신짝처럼 취급해서 죄송하기 짝이 없긴 합니다만... 어쩌겠어요... 추운데.

그리고 두번째 문제. 집안 공기가 워낙 차다보니까 이불 속에서 절대 안 나오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더군요. 특히 전기 장판 틀어놓으면..... 바닥에서 올라오는 뜨끈한 느낌에 녹아들어서.....

.... 나갈 수 없어요(........).

.... 나가기 싫어요(.........).

특히 저는 아침형 인간이라 항상 새벽이면 눈이 떠지는데요. 일어났을 때 바로 얼굴에 느껴지는 그 냉기 때문에 더더욱 나가기 싫어집니다. 거기에 이불 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느껴지는 냉기.... 냉기.... 냉기....

.... 발가락 하나만 나가도 이불 속과 이불 밖의 온도차가 어마어마하다보니....

.... 절대로 나갈 수 없어요(물론 전기 나가면 이불 한 장 가지고는 별 차이 없긴 합니다. 그래서 옷 세 겹 장착에 이불 두 겹은 기본이죠).

어쨌든 만약 시리아 지역으로 여행 오시는 분 계시면 꼭 참고하세요.

.... 지금 시리아 날씨.... 한국 겨울 날씨만큼 춥다고 생각하시고 옷 두꺼운 것(오리털 파카 환영)들과 내복(필수 지참)은 꼭 챙기세요. 여긴 집안이 더 추우니까 참고하시고요.

저희 교수님.... 우즈벡에서 입으시던 옷들 여기서 그대로 입으셨습니다(......).

.... 얼른 겨울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